형사절차에서는 유무죄를 가리는 판결 말고도 여러 결정과 명령이 사건의 흐름을 좌우한다. 구속이나 보석, 각종 신청에 대한 판단이 그런 예인데 여기에 불복하는 길이 따로 마련되어 있다.
형사전문변호사는 이런 결정에 다툴 여지가 있을 때 즉시항고와 재항고의 활용을 검토한다. 판결에 대한 다툼과는 성격이 달라 접근을 달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즉시항고는 법원의 특정한 결정에 대해 정해진 기간 안에 곧바로 다투는 절차다. 판결이 아니라 절차 중간의 판단을 겨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 절차는 시점이 짧게 정해져 있어 놓치면 다툴 기회가 사라진다. 그래서 결정을 받는 즉시 다툴지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재항고는 항고에 대한 판단에 다시 불복하는 절차다. 한 번의 다툼으로 끝나지 않고 상급 법원의 판단을 구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는 것이다. 다만 재항고는 다툴 수 있는 사유가 좁게 정해져 있다. 무엇을 근거로 다시 다툴 수 있는지를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하다.
이 절차들은 판결에 대한 항소나 상고와는 겨누는 대상이 다르다. 항소가 유무죄와 형에 관한 판단을 다툰다면, 항고는 절차 중간의 결정을 겨눈다. 이 차이를 혼동하면 엉뚱한 길로 다투게 된다. 무엇을 다투는지에 따라 밟을 절차가 갈린다.
결정에 다툴 실익이 있는지는 그 결정이 사건에 미치는 영향으로 판단한다. 구속 여부처럼 당사자의 처지를 크게 바꾸는 결정은 다툴 무게가 크다. 반면 영향이 적은 결정은 다툼의 실익을 따져보아야 한다. 모든 결정에 일일이 불복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즉시항고는 시점이 생명이라 신속한 판단이 필요하다. 결정을 받은 뒤 짧은 기간 안에 다툴지를 정하고 움직여야 한다. 망설이는 사이 시점이 지나면 그 결정은 그대로 굳어진다. 그래서 결정이 내려질 국면을 미리 내다보는 준비가 도움이 된다.
다툼의 근거는 그 결정이 잘못되었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짚는 데서 나온다. 막연한 불복이 아니라 판단의 어느 부분이 어떻게 어긋났는지를 밝혀야 한다. 근거가 분명할수록 상급 판단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겨눌 지점을 정확히 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 절차들은 본안의 다툼과 맞물려 전체 흐름 속에서 움직인다. 중간의 결정을 다투는 일이 본안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함께 보아야 한다. 절차가 따로 놀면 힘이 흩어진다. 하나의 목표 아래 각 다툼을 배치하는 시선이 필요하다.
결정에 불복할지 여부는 그 결정을 되돌렸을 때 얻을 실익과 함께 저울질한다. 다투는 데 드는 시간과 사건 전체에 미칠 영향을 함께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실익이 분명한 결정에 힘을 싣는 것이 효율적이다. 모든 국면에 힘을 나누면 정작 중요한 다툼이 약해진다.
결정에 다툴지 정할 때는 그 결정이 이후에 미칠 파장을 함께 본다. 지금은 사소해 보여도 뒤의 판단에 영향을 주는 결정이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당장은 무겁게 느껴져도 실익이 크지 않은 경우도 있다. 눈앞의 무게가 아니라 전체 흐름에서의 의미로 판단하는 것이 좋다.
다투기로 했다면 근거를 담은 서면을 짜임새 있게 준비해야 한다. 짧은 기간 안에 판단의 어느 부분이 어긋났는지를 분명히 밝혀야 하기 때문이다. 급하게 쓴 서면은 요점을 놓치기 쉽다. 미리 결정을 예상하고 근거를 정리해두면 시점에 쫓기지 않는다.
이렇게 결정의 성격과 다툼의 실익을 함께 짚으면
형사전문변호사와 세우는 대응이 한층 촘촘해진다. 즉시항고와 재항고는 절차 중간의 판단을 겨누는 별도의 수단이다. 무엇을 언제 어떤 근거로 다툴지를 정확히 하는 것이 핵심이다.
판결만이 다툼의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절차 중간의 결정도 사건의 방향을 크게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정에 불복하는 길을 이해하고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건은 판결 하나로만 흘러가지 않는다. 중간의 결정마다 다툴 여지를 살피고 제때 움직이면 흐름을 유리하게 이끌 수 있다. 각 국면의 다툼을 아는 것이 사건 전체를 위한 준비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