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이라고 하면 흔히 부동산이나 예금을 떠올리지만, 고인이 남긴 것 중에는 남에게서 받을 돈, 곧 채권도 있다. 빌려준 돈이나 받지 못한 대금처럼 회수해야 할 권리도 재산의 일부로 상속인에게 넘어오므로, 이를 어떻게 거두어들일지
상속변호사와 함께 정리해 두는 것이 좋다. 눈에 보이는 재산만 챙기고 받을 돈을 놓치면 그만큼 상속재산이 줄어드는 셈이다. 채권도 엄연히 지켜야 할 몫이다.
먼저 어떤 채권이 있는지 파악하는 일이 출발점이다. 고인이 남긴 서류와 거래 내역, 주고받은 연락을 살펴 누구에게 얼마를 받을 권리가 있는지 확인한다. 채권은 부동산이나 예금처럼 어딘가에 등록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아, 상속인이 적극적으로 찾지 않으면 존재조차 모르고 넘어가기 쉽다. 그래서 고인의 자료를 꼼꼼히 살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채권을 확인했다면 그 상태를 따져 본다. 상대가 순순히 갚을 수 있는 형편인지, 갚기로 한 시기가 지났는지, 이를 뒷받침하는 서류가 있는지에 따라 회수의 난이도가 달라진다. 특히 권리를 행사하는 데에는 법에서 정한 기간의 제약이 있어, 오래 방치하면 받을 수 있었던 돈도 거두기 어려워진다. 그래서 채권의 존재를 안 뒤에는 미루지 말고 상태를 점검하는 것이 안전하다.
공동으로 상속하는 경우에는 채권을 어떻게 나눌지가 문제 된다. 받을 돈이 상속인들에게 각자의 몫대로 갈라지는 성격이라면, 각 상속인이 자기 몫을 따로 청구할 수 있다. 반면 하나로 묶어 다루어야 하는 경우도 있어, 채권의 성질에 따라 회수의 방식이 달라진다. 상속인들이 제각각 움직이다 혼선이 생기지 않도록, 회수의 방향을 함께 정해 두는 것이 좋다. 한 사람이 대표로 받아 두었다가 다른 상속인에게 몫을 돌려주는 방식으로 정리하기도 하므로, 회수와 배분을 함께 설계하는 편이 매끄럽다.
상대가 갚지 않으면 회수를 위한 절차를 밟는다. 우선 갚을 것을 요청하고, 응하지 않으면 법적인 방법으로 권리를 실현하는 순서로 나아간다. 이때 상대가 재산을 빼돌리지 못하도록 미리 묶어 두는 조치를 검토하기도 한다. 어렵게 권리를 인정받고도 상대에게 회수할 재산이 남아 있지 않으면 실익이 없으므로, 회수 가능성을 함께 살피며 절차를 설계해야 한다. 상대의 재산 상태와 형편을 미리 파악해 두면 회수에 들일 노력과 그 실익을 가늠할 수 있다. 받을 가능성이 희박한 채권에 무리하게 매달리기보다, 거둘 수 있는 것부터 순서를 정해 정리하는 편이 현실적이다.
채권에는 담보가 딸려 있는 경우도 있다. 고인이 돈을 빌려주며 부동산에 담보를 잡아 두었다면, 상속인은 그 담보에 관한 권리도 함께 물려받는다. 이런 담보가 있는지 확인해 두면 회수의 가능성이 한결 높아진다. 반대로 담보가 없는 채권은 상대의 형편에 좌우되므로, 회수의 우선순위를 정할 때 이런 차이를 함께 고려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받을 돈만이 아니라 갚을 돈도 함께 본다. 고인이 남긴 채권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채무가 함께 드러나기도 하는데, 받을 것과 갚을 것을 아울러 살펴야 상속재산의 실제 규모가 잡힌다. 받을 돈이 많아 보여도 갚을 빚이 그보다 크면 상속을 받아들일지 자체를 다시 생각해야 한다. 그래서 채권 정리는 상속 전체의 판단과 이어져 있다.
회수한 뒤의 정리도 빠뜨리지 않는다. 거두어들인 돈은 상속재산의 일부가 되어 상속인들 사이에서 다시 나누어진다. 누가 회수를 맡아 얼마를 거두었는지, 그 과정에 든 비용은 어떻게 처리할지를 분명히 해 두어야 뒷말이 없다. 한 상속인이 회수를 도맡았다면 그 수고와 비용을 어떻게 반영할지도 미리 정해 두면 다툼을 피할 수 있다.
분쟁에 대비해 기록을 남기는 것도 중요하다. 어떤 채권이 있었고 어떻게 회수했는지, 상대와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를 정리해 두면, 상속인 사이에서든 상대와의 사이에서든 근거가 된다. 채권은 형태가 없는 권리라 자료가 흩어지면 존재를 증명하기조차 어려워지므로, 관련된 서류를 한데 모아 두는 습관이 회수의 성패를 좌우한다.
상속변호사의 도움을 받으면 흩어진 채권을 찾아내는 일부터 회수 절차, 상속인 사이의 정리까지 순서대로 밟아 갈 수 있다. 받을 돈을 챙기는 것은 남은 재산을 지키는 일이자 상속을 온전히 마무리하는 일이다. 채권을 놓치지 않고 제때 거두어 정리하는 것이, 물려받은 몫을 빠짐없이 지키는 길이 된다. 형태가 없는 권리일수록 상속인이 먼저 챙기지 않으면 소리 없이 사라진다. 받을 돈을 끝까지 거두어들이는 것도 상속을 온전히 마무리하는 한 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