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가 나면 다친 정도를 적은 진단서가 사건의 향방을 크게 좌우한다. 다만 진단서에 적힌 내용이 언제나 그대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니다.
교통사고전문변호사는 상해의 정도와 그것이 사고로 생긴 것이 맞는지를 두고 다툼이 벌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한다. 진단서 한 장이 형사와 민사 양쪽에서 결론을 가르는 열쇠가 되기 때문이다.
먼저 문제가 되는 것은 다친 정도가 실제로 어느 만큼인지다. 겉으로 크게 드러나지 않는 부상은 그 정도를 두고 서로의 판단이 갈리기 쉽다. 가벼운 부상인지 무거운 부상인지에 따라 사건을 다루는 무게 자체가 달라지므로, 진단서에 적힌 상해의 정도가 객관적인 검사 결과로 뒷받침되는지를 살피는 일이 중요하다.
다음으로는 그 부상이 정말 이 사고로 생긴 것인지가 문제된다. 사고 전부터 있던 지병이나 예전에 다친 부위가 이번 일 때문인 것처럼 섞여 들어가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충격의 정도와 부상 부위가 서로 들어맞는지, 시간의 흐름상 인과관계가 자연스러운지를 따져 보아야 한다. 인과관계가 분명하지 않으면 그 부분은 다툼의 대상이 된다.
치료가 필요 이상으로 길어지거나 과하게 이루어졌다는 의심이 제기되기도 한다. 실제 상태에 비해 치료가 부풀려지면 배상의 범위도 함께 늘어나기 때문에, 상대방은 그 적정성을 문제 삼는다. 반대로 피해를 입은 쪽에서는 필요한 치료가 정당하게 이루어졌음을 자료로 보여 주어야 한다. 어느 쪽이든 객관적인 기록이 판단의 바탕이 된다.
진단서의 내용을 두고 다툼이 이어지면, 중립적인 판단을 받기 위해 다시 살펴보는 절차를 거치기도 한다. 한쪽이 제출한 진단서만으로 결론을 내기 어려울 때,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한 과정이다. 이런 절차를 요청할지 여부도 사건의 전체 그림을 보고 신중히 정해야 한다.
무엇보다 이런 다툼에서는 사고 직후의 기록이 큰 힘을 갖는다. 사고가 난 직후에 어떤 상태였는지, 어디를 어떻게 다쳐 어떤 처치를 받았는지가 시간 순서대로 남아 있으면, 나중에 상해의 정도나 인과관계를 두고 벌어지는 다툼에서 든든한 근거가 된다. 기록이 부실하면 정당한 피해조차 인정받기 어려워진다.
그래서 다친 사람의 입장에서는 처음부터 상태를 성실히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 상대의 입장에서는 그 기록의 앞뒤가 맞는지 살피는 것이 각자의 방어가 된다.
사고 직후에는 가벼워 보이던 증상이 시간이 지나 뚜렷해지는 경우도 있다. 이런 사정 때문에 처음의 진단만으로 상해의 정도를 단정하기 어려운 때가 있다. 그래서 상태의 변화를 꾸준히 기록으로 남겨 두면, 뒤늦게 나타난 증상이 사고와 이어져 있음을 보여 주는 근거가 된다. 반대로 상대는 그 변화가 사고와 무관한 것은 아닌지 살피게 된다.
치료가 이어지는 동안에도 그 경과를 성실히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 좋다. 어떤 증상이 언제 나타났고 어떻게 변해 갔는지가 시간 순서대로 정리되어 있으면, 상해의 정도와 사고의 관련성을 두고 벌어지는 다툼에서 큰 힘이 된다. 반대로 기록이 띄엄띄엄 남아 있으면, 그 빈틈을 두고 상대가 다른 원인을 주장할 여지를 주게 된다.
이처럼 진단서를 둘러싼 다툼은 자료 싸움에 가깝다.
교통사고전문변호사와 어떤 기록이 있고 무엇이 부족한지를 정리해 두면, 상해의 정도와 인과관계를 두고 벌어지는 공방에서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
같은 진단서라도 형사와 민사에서 작용하는 방식은 다르다. 형사에서는 상해가 어느 정도였는지가 사건을 얼마나 무겁게 볼지와 이어지고, 민사에서는 그것이 배상의 범위를 정하는 근거가 된다. 그래서 하나의 진단 내용이 두 절차에서 서로 다른 무게로 다루어지며, 어느 쪽을 염두에 두느냐에 따라 살펴야 할 지점도 달라진다.
그래서 사고 직후의 대응이 양쪽 모두에서 중요하다. 다친 사람은 상태를 빠짐없이 기록으로 남겨 정당한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책임을 다투는 쪽은 그 기록이 사고의 실제와 맞아떨어지는지를 차분히 살펴야 한다. 어느 입장이든 감정적인 주장보다 객관적인 자료가 결론을 이끈다는 점은 다르지 않다.
결국 진단서는 그 자체로 완결된 증거가 아니라 검토의 출발점이다. 그 내용이 객관적 근거 위에 서 있는지를 따지는 눈이 사건의 결론을 좌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