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가 헤어지기로 마음을 모았어도 그 길이 늘 순탄한 것은 아니다. 협의로 정리하려다 한쪽이 마음을 바꾸거나 조건이 맞지 않아 합의가 깨지는 경우가 있다. 이렇게 협의이혼이 성립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이면
이혼전문변호사와 다음 단계를 어떻게 밟을지 정리하는 일이 필요해진다. 합의가 무산되었다고 이혼 자체가 막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협의이혼은 두 사람이 뜻을 모아 법이 정한 절차를 거쳐 혼인을 정리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이 과정에는 서로의 의사가 끝까지 유지되어야 한다는 전제가 있다. 마음을 정리할 시간을 갖도록 정해진 기간을 거치는 동안, 또는 마지막 확인의 자리에서 한쪽이 뜻을 거두면 협의는 성립하지 않는다.
합의가 깨지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재산을 어떻게 나눌지, 자녀를 누가 키울지, 양육에 드는 비용을 어떻게 부담할지를 두고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감정이 정리되지 않아 막판에 마음을 바꾸는 일도 있다. 어느 경우든 협의가 무산되면 다른 길을 찾아야 한다.
이때의 다음 단계가 재판을 통한 이혼이다. 두 사람의 뜻이 모이지 않으면 법원의 판단을 구해 혼인을 정리하는 방식으로 넘어가게 된다. 협의가 안 되니 이혼을 못 하는 것이 아니라, 방법이 협의에서 재판으로 바뀌는 것이다. 이 전환을 이해하면 막막함이 줄어든다.
재판으로 넘어갈 때는 준비의 성격이 달라진다. 협의에서는 서로 합의하면 그만이지만, 재판에서는 이혼을 구하는 사유와 각종 조건에 대한 자신의 주장을 근거를 갖춰 제시해야 한다. 재산과 자녀에 관한 사정을 정리하고, 필요한 자료를 모으는 준비가 이 단계에서 요구된다.
협의가 결렬되기 전에 오간 이야기들도 정리해 둘 필요가 있다. 합의 과정에서 상대가 인정했던 사정이나 제시했던 조건이 이후 재판에서 참고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그 내용을 어떻게 다룰지는 신중해야 하므로, 오간 논의를 기록해 두되 활용은 전략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좋다.
자녀가 있는 경우에는 특히 세심한 접근이 필요하다. 협의가 깨지면 자녀의 양육을 둘러싼 다툼이 재판의 중심이 되기 쉬운데, 이때 무엇보다 중요한 기준은 자녀에게 무엇이 가장 나은가다. 감정적인 대립에 매몰되지 않고 이 기준을 놓치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
협의와 재판 사이에서 다시 대화의 여지를 살피는 것도 방법이다. 재판으로 넘어간 뒤에도 서로의 입장이 좁혀지면 조정을 통해 원만히 마무리할 길이 열려 있다. 무조건 끝까지 다투기보다, 합의가 가능한 지점이 있는지 살피며 진행하는 것이 시간과 감정의 소모를 줄인다.
결렬의 원인을 돌아보는 것도 이후 준비에 도움이 된다. 무엇 때문에 합의가 깨졌는지를 알면, 재판에서 어느 부분을 집중해서 다퉈야 하는지가 분명해진다. 막연히 상대를 탓하기보다 쟁점을 정확히 짚는 것이 실질적인 준비가 된다.
시간에 대한 감각도 필요하다. 협의가 무산된 뒤 재판으로 넘어가면 절차에 일정한 시간이 걸리므로, 그동안의 생활과 자녀 문제를 어떻게 관리할지도 함께 계획해야 한다. 급하게 서두르기보다 단계를 밟아 가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협의가 무산되었다고 해서 그동안의 노력이 헛된 것은 아니다. 서로의 입장과 쟁점이 무엇인지 드러난 것만으로도 재판 준비의 방향을 잡는 데 도움이 된다. 어디에서 뜻이 갈렸는지를 알면, 재판에서 집중해야 할 지점과 양보할 수 있는 지점을 구분할 수 있다.
감정을 다스리는 것도 이 단계에서 중요하다. 합의가 깨지면 서로에 대한 원망이 커지기 쉬운데, 그 감정에 휩쓸리면 재판이 소모적인 다툼으로 흐른다. 무엇을 얻고자 하는지를 분명히 하고 그 목표에 맞춰 차분히 대응하는 것이, 결국 자신에게도 자녀에게도 나은 결과로 이어진다.
이혼전문변호사가 이 국면에서 하는 일은 협의가 무산된 사정을 정리해 재판으로의 전환을 설계하고, 다퉈야 할 쟁점을 분명히 하며, 조정의 여지가 있는지를 함께 살피는 것이다. 합의의 실패를 다음 단계의 출발점으로 바꾸는 과정이 여기에 있다.
합의가 깨진 것은 끝이 아니라 방법이 바뀌는 지점일 뿐이다. 당황하기보다 다음 단계를 차분히 준비하면, 협의로 이루지 못한 정리를 재판을 통해 마무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