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로부터 갑작스러운 공격을 받아 자신을 지키려다 상대에게 상해를 입히는 일이 있다. 이런 경우 가해자로 몰려 조사를 받게 되면 억울함이 앞선다. 나를 지키려 한 행동인데 왜 처벌을 받아야 하느냐는 것이다. 법은 이런 상황을 위해 정당방위라는 개념을 두고 있다.
형사변호사 상담에서 몸싸움이나 충돌 사건을 다룰 때, 그 행위가 방어를 위한 것이었는지를 먼저 살피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같은 행위라도 그 성격에 따라 처벌 여부가 갈린다.
정당방위는 위법성을 없애는 사유의 하나다. 어떤 행위가 겉으로는 범죄의 모습을 갖추었더라도, 그것이 부당한 침해로부터 자신이나 타인을 지키기 위한 것이었다면 위법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 이를 위법성 조각이라 한다. 행위 자체는 있었지만 그 행위를 위법하다고 볼 수 없어 처벌하지 않는 것이다. 정당방위 외에도 긴급피난 같은 사유가 여기에 속한다.
다만 정당방위가 인정되는 데는 요건이 있다. 우선 현재의 부당한 침해가 있어야 한다. 이미 끝난 공격에 대한 보복이거나,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한 선제적 행동은 정당방위로 보기 어렵다. 침해가 진행 중이거나 임박한 상황에서 이루어진 방어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건의 시간적 흐름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방어 행위가 상당한 정도를 넘지 않아야 한다는 점도 중요하다. 자신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도 그 방법과 정도가 지나치면 정당방위로 온전히 인정되기 어렵다. 침해의 정도에 비추어 방어가 과도했다면, 이를 과잉방위로 보아 정당방위와 다르게 취급하는 경우가 있다. 무엇이 상당한 정도인가는 당시의 급박한 상황을 고려해 판단하므로, 사건 당시의 구체적 정황이 관건이 된다.
실무에서 정당방위가 온전히 인정되기는 쉽지 않다. 서로 몸싸움을 한 경우 누가 먼저 부당한 침해를 했는지가 불분명한 경우가 많고, 방어의 정도가 상당했는지도 다툼의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쌍방이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정리되어 양쪽 모두 조사를 받는 상황도 흔하다. 그래서 자신의 행위가 방어였음을 뒷받침할 근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해진다.
정당방위와 비슷하면서도 구별되는 개념들도 있다. 급박한 위난을 피하기 위해 부득이하게 다른 이익을 침해한 경우를 긴급피난이라 하고, 법적 절차를 기다릴 여유가 없어 스스로 권리를 지킨 경우를 자구행위라 한다. 자신의 행위가 정당방위에 해당하는지, 이런 다른 사유에 해당하는지에 따라 요건과 판단이 달라진다. 겉으로 비슷해 보여도 어떤 상황에서 무엇을 지키려 한 행위였는지에 따라 적용되는 개념이 달라지므로, 사건의 성격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먼저다.
이때 힘을 발휘하는 것이 객관적 자료다. 사건 현장의 영상이 있다면 누가 먼저 공격을 시작했고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었는지를 보여줄 수 있다. 목격자의 진술, 상해의 부위와 정도, 당사자들의 위치 관계도 사건을 재구성하는 재료가 된다. 이런 자료는 시간이 지나면 확보하기 어려워지므로, 사건 직후에 모아 두는 것이 중요하다. 기억에만 의존하면 주장이 힘을 갖기 어렵다.
정당방위가 온전히 인정되지 않더라도 다툼의 실익은 남는다. 방어의 성격이 일부라도 인정되면 그 사정이 처벌의 정도를 정하는 데 반영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부당한 침해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은, 설령 정당방위의 요건을 완전히 갖추지 못했더라도 유리한 정상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래서 사건의 경위를 정확히 밝히는 일은 여러 층위에서 의미가 있다.
충돌 사건에서 자신을 지키려 한 행동이 오히려 자신을 곤경에 빠뜨리는 일은 흔하다. 그러나 그 행위의 성격을 정확히 밝히면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형사변호사 조력을 받으면 정당방위나 과잉방위의 요건에 비추어 사건을 어떻게 구성할지, 어떤 자료가 필요한지를 판단할 수 있다. 급박한 상황에서의 방어를 법의 언어로 설명하는 일은 혼자 하기 어렵다.
서로 폭력을 주고받은 쌍방 사건에서는 특히 대응이 중요하다. 이런 사건은 양쪽 모두 가해자이자 피해자가 되기 쉬워, 누가 먼저 부당한 침해를 시작했는지, 각자의 행위가 어느 정도였는지를 가리는 것이 결과를 좌우한다. 상대의 주장에 밀려 자신의 방어행위가 단순 폭력으로만 정리되지 않도록, 사건의 전체 흐름을 정확히 밝히는 것이 필요하다.
자신을 지키는 것은 본능이지만, 그것이 법적으로 어떻게 평가되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침해가 있었는지, 방어가 상당했는지, 그것을 뒷받침할 근거가 있는지를 따지는 것이 억울함을 푸는 길이 된다. 사건 당시의 상황을 정확히 재구성하는 데서 방어가 시작되고, 그 재구성이 빠를수록 유리한 자료를 지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