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준비를 시작하고 서너 달쯤 지나면 이상한 구간이 옵니다. 설레던 게 업무처럼 느껴지고, 사소한 걸로 다투게 되는 시기입니다.
저희는 그 시기가 5월쯤이었습니다. 드레스 투어를 세 번째 다녀온 날, 둘 다 말이 없었습니다. 뭘 골라도 다 비슷해 보이고, 결정 자체가 피곤했습니다.
그때 도움이 된 건 두 가지였습니다. 하나는 준비 이야기를 아예 하지 않는 날을 정한 것입니다. 주중 하루는 결혼 얘기 금지로 정하고 그냥 밥만 먹었습니다. 다른 하나는 결정을 미루지 않고 기한을 정한 것입니다. "이번 주 일요일까지 드레스는 정한다"고 못 박으니 오히려 마음이 가벼워졌습니다.
지쳤다는 건 준비를 잘못하고 있다는 신호가 아닙니다. 결정할 일이 많은 시기를 지나고 있다는 뜻입니다.
코엑스웨딩박람회처럼 한 번에 여러 곳을 볼 수 있는 자리를 활용하면 이 결정 피로 구간이 짧아집니다.